컴퓨터 전원 안 켜짐 AS 후기 (feat. 펑 소리)

컴퓨터에서 펑(퍽) 하는 소리가 나고 켜지지가 않나요? 컴퓨터 전원 안 켜짐으로 검색하고 계신가요?

PC 전원이 아예 들어오지 않아 멘탈이 심하게 흔들렸던 모든 이들에게 이 글을 바칩니다.

결론은 파워 서플라이 고장이었고, 급하게 수리해야 해서 AS 센터를 다녀온 후기를 바로 시작하겠습니다.


글의 순서


컴퓨터에서 펑(퍽)하는 소리가 났어요!!

사건의 시작점은 컴퓨터 책상에 앉아 키보드를 눌렀을 때 화면에 아무런 반응이 없음을 알아차렸던 때였습니다. 보통 PC를 24시간 켜 놓기 때문에 대기모드에 들어간 녀석을 깨우려고 키보드의 아무 키를 누르며 미리 준비해 놓은 시원한 아이스아메리카노를 들이키고 있는데 평소 보이던 대기화면 대신 캄캄한 스크린이 블랙홀처럼 저의 시선을 빨아들이고 있었습니다.

잠시 고개를 갸우뚱하다가 예전에도 이런 경험이 몇 번 있었음을 기억해 내고 지체없이 컴퓨터 본체 뒷편의 파워 스위치를 껐다가 다시 켰습니다. 어디서 본 바에 의하면 PC 본체 전원 스위치를 길게 눌러 재시동을 해야 했지만 그것도 몇 번의 경험 상 전원이 꺼지지 않는다는 것을 몸이 알고 있었습니다.

이제는 켜지겠지 하는 마음에 전원 스위치를 눌렀는데… 이게 웬걸 컴퓨터는 부팅이 되지 않고 예의 그 검은 화면만 출력되고 있었습니다. 이번에는 좀 이상하다라는 생각이 엄습했고 다시 본체의 뒷편 파워 스위치를 off/on 했습니다.

“이번에는 켜져라” 주문을 외우면서 전원 스위치를 누른지 5초 정도 지난 후…
“펑” 하는 소리가 들리면서 오늘 처리해야 할 긴급한 일이 동시에 떠올랐습니다.
처음 겪는 소란에 멘탈이 와르르 무너졌고 저의 PC는 아예 반응을 하지 않았습니다.

네, 컴퓨터는 저에게 외마디 비명을 지르며 깊은 동면에 들어간 것이었습니다. 컴퓨터 전원 안 켜짐으로 AS를 받은 후기는 이렇게 시작되었습니다.



컴퓨터 전원 안 켜짐의 원인을 찾아서

일단 무너져 내린 마음을 추스르며 이 난관을 헤쳐 나가야 할 길을 찾아야 했습니다. 구글신과 네이버신에게 제가 방금 겪었던 지옥 같은 경험을 고백하자 친절한 검색엔진들은 몇 가지 이 사태의 원인을 검색결과로 보여주었습니다.

  • 파워 서플라이의 고장
  • 메인보드의 고장
  • 그래픽카드의 고장
  • 쿨러의 고장

제가 들었던 폭발음은 “콘덴서”라는 부품이 낸 소리라는 설명이 저를 반겨주었고, 이 콘덴서는 메인보드, 파워 서플라이 등 여러 장치에 쓰이고 있었습니다. 먼저 본체 케이스를 열어 메인보드의 원통형으로 생긴 친구들이 제모습을 하고 있나 살펴본 후 이상이 없다면 파워쪽을 의심해야 하는 과정이었습니다.

확인 결과 메인보드에는 이상한 흔적이 없었고 큰 소리가 났던 것으로 보아 전원공급장치인 파워 서플라이가 하늘나라로 간 것으로 추정되었습니다.

이제 심해까지 가라 앉았던 마음이 조금은 평안을 얻었고 다음 행동을 이어가야 했습니다.


파워 서플라이를 교체해야 한다!

컴퓨터 전원 안 켜짐의 해결 방법으로 파워 서플라이를 교체해야 한다는 자가 진단을 내리고, 컴퓨터 구입할 때 받았던 빈 박스들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제조사에 연락해 해결책을 알아볼 심산이었습니다. 다행히 잡동사니 던져 놓은 곳에 파워 박스가 있었고 그 겉면에 6년간 보증해 준다는 문구를 발견했습니다. 제조사는 마이크로닉스였고 고객센터에 전화를 하니 점심시간이라는 멘트가 흘러나왔습니다.

*마이크로닉스 고객센터 점심시간: 12:30 ~ 13:30

시간에 맞춰 전화를 해 컴퓨터 전원 안 켜짐과 관련하여 AS를 문의하니 내방이던 택배던 파워만 분리하여 접수하고 기다려야하는 프로세스였습니다. 오늘 안으로 긴급히 처리해야 할 일이 있었던 저는 돌덩이 같은 맘을 부여잡고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하고 있었는데, 문제의 컴퓨터를 컴퓨존에서 조립으로 구입했던 것이 불현듯 떠올랐습니다.

컴퓨존 사이트에 로그인을 해 구입 당시 영수증을 확보한 후 고객센터에 전화를 했습니다. 매우 친절한 목소리의 CS 직원이 전화를 받아 저의 고민을 상담하여 주었습니다. 금일 안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면 컴퓨터 본체를 들고 AS 센터에 방문하여 수리 혹은 교체 해야한다는 설명이었습니다.

엄청 상냥하신 직원분의 응대에 따라 저는 PC 본체를 번쩍 들고 용산으로 향했습니다.



AS 센터를 향해 GO!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때마침 비가 많이 쏟아지고 있었고 자차 운용이 불가능한 상태라 택시를 타고 컴퓨존 AS 센터로 향했습니다. 가는 도중 검색했던 댓글들이 떠올랐는데 파워가 나가면 주변 기기들을 데리고 같이 황천길에 오를 수도 있다는 불길한 내용이었습니다. 네, ‘불안은 영혼을 잠식한다’라는 말은 사실이었습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요즘 파워들은 보호회로가 있어 문제가 생길 경우 홀로 요단강을 건넌다는 내용이 더 최신 댓글이었다는 것이었습니다.

AS 하는 곳에 도착해서 번호표를 뽑고 대기하며 주위를 둘러보았습니다. 건물 2층에 자리한 AS 센터는 넓고 쾌적했으며 간단한 음료를 마실 수 있고 다양한 종류의 키보드를 타건 할 수 있는 공간이 있었습니다. 제 번호가 호출되었고 수리 기사님 앞으로 간 저는 “오늘 무조건 고쳐야 합니다”를 외치며 본격적으로 컴퓨터 전원 안 켜짐 AS 과정에 임했습니다.

천만다행으로 파워만 교체하면 바로 들고 가 사용할 수 있다는 기사님의 복음을 들었습니다. 순간 사건의 첫 순간부터 여기에 도착하기까지의 시간이 파노라마처럼 뇌리를 스쳐 지나갔습니다.

기존의 파워 서플라이를 제거하고 새 제품으로 교체한 PC는 언제 그랬냐는 듯 제대로 작동하는 화면을 모니터로 보여주었습니다. 부품값과 서비스 비용을 합하여 약 8만 원을 지불하고 다시 컴퓨터 책상에 앉고 나서야 마음의 안정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맺음말

지금까지 컴퓨터 전원 안 켜짐으로 매우 당황하였으나 AS를 성공적으로 마치고 급한 일까지 처리한 후기였습니다.

전자기학과 양자역학의 은혜로 우리는 매우 편리한 전자기기들을 아주 일상적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휴대폰부터 PC, 노트북, 태블릿, TV 등 이제 이러한 기기들이 없는 세상은 상상하기 어렵습니다.

문명의 이기들은 우리를 전혀 새로운 세상으로 안내했지만, 보통의 사람들은 알 수조차 없는 이유로 고장이 나기도 합니다. 윈도우즈에서 마우스와 키보드로 여러 작업을 할 수 있지만 그 뒷편의 기계적, 전자적 작동 방식은 미지의 영역이나 다름없는 것과 마찬가지의 이유로 우리는 늘 불안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기기들도 잘 아껴주고 보살펴 준다면 우리의 생각보다 더 잘, 오래, 안전하게 동작하기도 합니다. 이번 일로 얻은 교훈을 열거하며 마무리하도록 하겠습니다.

  • 컴퓨터에게도 휴식이 필요하다.
  • 24시간 풀타임으로 돌리는 만행은 자제하자.
  • 온도에 민감하므로 쾌적한 환경을 만들어주자. (특히 여름철)
  • 지금보다 더 잘해주자. (주기적으로 청소하고 먼지를 제거하자)
  • 컴퓨터 전원 안 켜짐의 직접적인 원인은 언제나 나에게 있다.


함께 보면 좋은 글

Leave a Comment